NOTICE  |  tabula ras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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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상 위에 있길래, 아니 사장님이 읽으시고 책상에 슬며시 놓아두셨는데
어제서야 비로소 손에 들고 다니기 시작했다.

한국어로 번역된 드러커 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은 - 어쩌면 나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는 - 그나마 이 책에서는 아주 살짝 달라졌다. 

페이지 레이아웃이 시원시원해서 그런지 가독성도 좋고 잘못된 번역이나 오타는
눈에 띄지 않아 일단 오케이.  하지만, 여전히 장황한 형용사 문구의 배치 같은
고질적인 문제는 번역자의 습관이기에 어쩔 수 없는 듯.



예를 들어,

   'The assumption on which most business are being run no longer fit reality'

    ..라는 문장을,

   '거의 모든 기업이 경영의 기초로 삼고 있는 기존의 가정들은 더 이상 현실과 부합하지 않는다.'

    ..로 번역했다.   (이 문장을 이해하는데 1분은 족히 걸렸던 것 같다.)



간혹 인터넷에 경영 관련 서적의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해서 올려 놓은 사람들이 있더라.
공병호씨도 그렇고, 아예 신간의 핵심 부분만 살짝 간추려서 자신의 뉴스레터로 쏴버리던데..
정말 그 내용이 핵심일까?..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같은 책이 요약본으로 돌지 않는
이유가 뭘까?  

정보를 가공하고 해석하여 유의미한 지식으로 재생산하기 때문에 '지식근로자'라 한다지만,
임의적인 가공을 통해 유의미한 지식의 가치를 오히려 반감시켜 무용지식(Obsoledge)만을
생산하는 오류는 아닌가 생각했다.



'경영자들로 하여금 밤잠을 설치게 할 정도로 중요한 일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에 드러커는
이렇게 대답했다.

   '충분하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전문화하고, 그러면서도 너무 지나치지 않고 또 소외되지
    않는 전문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어쩌면 드러커의 대답에는 지식근로자가 마땅히 지켜야 할 도덕적 기준까지도 포함된 것은
아닌가 생각해본다.  지구는 평평하지만, 누구에게나 평평하지 않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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