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  tabula rasa


영화 'Crossroads'에서 기타연주로 맞짱뜰 수 있을만한 기타리스트를 찾던 라이 쿠더(Ry Cooder)가
나에게 전화를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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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y Cooder, 6~70년대를 휘어잡았던 스튜디오 베테랑 세션맨.
국내에서는 부에나비스타 소셜 클럽의 프로듀서로 더 유명하다.



급한 마음에 나는 '스티브 레이 본(Steve Ray Vaughan)은 어때요?'라고 말했다,
그러자, 그는 전화통에 대고 이렇게 소리쳤다.  

                '안돼! 더 화끈해야 해!'

                '그럼, 조니 윈터(Johnny Winter)?'
 
                '더! 더 화끈해야 해!'

우연찮게 스티브 바이(Steve Vai)의 Flex-able 앨범이 턴테이블에 걸린 것을 발견한 나는
오디오의 볼륨을 끝까지 올리고 'The Attitude Song'을 틀어 놓고 스피커에 전화기를 들이밀었다.
잠시 후 노래가 끝나고 그는 단 두 마디만 나에게 물었다.

                '지금 연주 제 속도로 튼 거 맞어?'

                ('예~')

                '당장 그 자식 전화번호 불러봐!'

영화 Crossroads의 사운드트랙 참여는 물론 영화에도 실제 등장했던 스티브 바이는 수많은 상을
휩쓸었다.  무엇보다 전 세계 수많은 팬들로부터 현존하는 최고의 기타 테크니션으로 인정받는
기회을 얻게 되었다.                          -  톰 휠러(Tom Wheeler), GuitarPlayer, 1986년 10월





당시 연주를 하면서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수정하는 작업을 얼마나 반복했습니까?

대부분의 경우, 가장 좋은 연주는 기타를 잡고 바로 연주할 때였습니다.  'Going Crazy'라는 곡이
그러했지요.  영화 Crossroads 사운드트랙을 위해 라이 쿠더(Ry Cooder)와 손발을 맞추면서
그에게서 많은 영감을 얻었습니다.  제가 기타를 붙잡고 속도를 올려서 연주를 할 때마다 그냥
방 한 구석에 앉아서 발을 까닥거리면서 그루브있는 연주를 하는데.. 그 때마다 부끄러워서
죽을 뻔 했습니다.  멍하니 '이 양반, 엄청난 내공이야!'라고 속으로 감탄할 수 밖에 없었지요.
하루는 그가 조용히 혼자서 연습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습니다.  정말 전 재산을 다 갖다 바치고도
볼 수 없는 그런 굉장한 30분이었지요.

'Big Trouble'이란 곡의 솔로연주에서 초반에 굉장히 독특한 소리가 나는데..?        

음.. 금성에서 인디언이 날아오는 것 같은 소리.. 말씀이세요?  아마도 플로이드 로즈(Floyd Rose)
트레몰로 암을 브리지 뒤로 넘겨서 튕길 때 나는 소리일 겁니다.  브리지 뒤로 넘어간 트레몰로 암은
1번줄 근처에서 튕겨져서 다시 제 손바닥 안으로 돌아오게 되지요.  물론 정상적으로 연주해도
그다지 상관은 없지만.. 이렇게 하면 더 재밌습니다.  다만 매주 플로이드 로즈 유닛을 교체해야 하지요.
완전히 박살이 나버립니다.          

자신의 연주를 스튜디오에서 다시 들어보고 놀랄 때가 있나요?

당연하죠.  도저히 나 자신이 연주한 것이라 믿지 못할 만큼 놀랄 때가 많습니다.  저의 연주는 마치
누군가 나에게 허락한 선물과 같다고 생각합니다.  나의 연주에 대해 떠벌리거나 자존심을 내세우는
실수를 멀리하려고 항상 노력합니다.  왜냐하면 모든 문제가 바로 그것에서 시작되기 때문입니다.
누구나 자기 자신의 능력에 넋을 잃고 감탄하는 순간부터 노력을 하지 않게 되며, 다른 일에 에너지를
쏟아붓거나, 마약에 빠지거나, 인생을 허비하게 되는 것이지요.

언제부터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나요?

한 번도 음악하는 사람이 될 것이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냥 태어날 때부터 음악을 시작했던
것이지요.  항상 사람들이 저에게 '언제부터 음악공부를 시작하셨나요?'라고 묻습니다.  왠지 이전
세상에서부터 시작했던 것 같은 기분이 들더군요.  그리고, 어느 날 오랜 잠에서 깨어나 보니 검은
선글래스를 쓰고 한 손에는 기타, 다른 한 손에는 문신이 새겨져 있었던 겁니다. 

무엇을 하든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결국에는 뮤지션의 길을 걸었을 겁니다. 
이것이 바로 저의 운명이기 때문입니다.                
 
article from GuitarPlayer October, 19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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