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요일.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찜찜한 금요일.
그래 바로 그날이었다.
아침 찬공기를 들이키며 천안까지 급하게 내려가서
가방에 든 자료를 다시 한 번 확인하고
복잡한 검문대를 지나서 3층 미팅룸에 갔더니
인상좋은 직원 한 분이 반겨주는데
바로 그 때부터 악몽이 시작된 것 같다.
대학원 수업 등등에 정신이 홀라당 마실나갔던 주말 직후
월요일 오전 일찍부터 허리업해서 만든 제안서를 들고
다시 그분들을 만났더니, 나의 사랑스러운 고객의 반응은
별반 다르지 않았기에 오히려 마음이 평안했었다.
사람을 다루는, 성장시키거나 궁지에 몰아넣어서
인간인지 짐승인지 스스로도 구분키 힘든 상황을 연출한다 해도
사람이라는 재미있는 존재는 절대로 기계가 될 수 없음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나의 고객들에게
단 10장 정도의 제안서를 통해
드라마틱한 인생체험은 불가능하더라도,
이건 뭐.. 풍요한 삶의 윤택함을 누릴 기회는 고사하더라도
최소한의 생명체가 마땅히 누려야 할 선택의 기회를 손에 쥐어주는게
교육의 이름 아래 마땅하지 아니한가를 역설하며,
의혹과 의심과 비난과 분노와 기가 막힘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1시간 가량의 시간 이후 세상에게 가장 의심 많은 그 누군가는
바로 나의 고객이며 그에게서 계약을 따낸 복잡한 감정이란.. 참..
자아, 이제 따스함으로 안아주마.
그냥 차가운 복도를 지나며 나즈막히 되뇌여봤다.